보도자료
- 작성자
- manjae.ha
- 작성일
- 2026.10.23
- 조회
- 9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아태기후센터, APCC)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동 연구진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비구름 통로 역할을 하는 ‘전선’이 9월에도 남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과거보다 크게 북상하면서, 늦여름 폭염과 호우 위험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담긴 *논문(주저자 아태기후센터 문수연 박사, 공저자 아태기후센터 김옥연 박사·KAIST 김형준 교수)은 기후 및 대기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npj 기후 및 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는 ‘기상청 연구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AI기반미래기후기술개발원천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논문 원제: Recent change in northward migration of the East Asian summer front and increased compound wet-hot conditions
* 논문 원문 게재 사이트: https://doi.org/10.1038/s41612-026-01570-x
날씨 뉴스에서 흔히 듣는 ‘전선(Front)’은 성질이 서로 다른 차가운 공기 덩어리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 덩어리가 만나 힘겨루기를 하는 경계선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두 공기 장막이 부딪히는 이 경계선을 따라 남쪽의 뜨겁고 습한 수증기가 유입되면, 공기가 위로 강하게 솟구치며 거대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집중호우가 쏟아진다.
즉, 전선은 하늘에 만들어지는 ‘집중호우의 길목’인 셈이다. 동시에 전선 주변에 가득 찬 덥고 습한 공기는 사람의 몸에서 땀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 체온 조절을 어렵게 만들고 심한 더위(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보통 이 전선은 여름철(6월~8월)에 한반도 부근까지 올라왔다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이 되면 남쪽으로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전선의 움직임이 기후변화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1979년부터 2025년까지 47년간의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재분석자료(ERA5)를 활용해 동아시아 전선의 위치를 정밀하게 추적했다.
분석 결과, 비구름 띠를 만드는 전선은 장마철 시기(6월 말~7월 중순)의 경우, 최근(2006~2025년)의 위치가 과거(1979~1998년)보다 위도 약 1.32도(약 146km) 북상했다. 반면 9월 중하순(9월 10일~30일)에는 최근의 전선 중심축이 과거보다 위도 약 1.92도, 실제 거리로 환산하면 약 213km(서울~대구 직선거리 수준)나 북쪽으로 올라와 장마철보다 훨씬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서울에서 대구까지의 직선거리에 맞먹는 만큼 비구름의 주된 길목이 북상한 것이다.
연구팀은 기온뿐만 아니라 습도와 햇볕까지 종합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 위험도를 보여주는 ‘습구흑구온도(WBGT, 체감 열 스트레스 지수)’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9월 전선의 북상으로 인해 더위와 집중호우가 동시에 나타날 위험이 크게 높아졌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아태기후센터 문수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근 9월에도 이례적인 늦더위와 호우가 빈번해지는 원인을 대기 중 전선의 위치 변화를 통해 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기후변화로 여름철 재해가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체계와 폭염과 집중호우를 함께 대비하는 통합 방재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고 용어 설명]
▶ 전선(Front): 온도와 습도 등 성질이 서로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만나는 경계면. 주로 차가운 공기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충돌하며, 이 경계를 따라 강한 비구름이 발달해 많은 비를 뿌린다.
▶ 습구흑구온도(WBGT, 열 스트레스 지수): 단순히 기온만 재는 것이 아니라 습도, 태양 복사열, 바람 등을 모두 반영해 사람의 몸이 실제로 받는 열기와 더위 부담을 수치화한 지표.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으면 땀이 마르지 않아 열 스트레스가 급격히 커진다.
▶ 재분석자료: 과거의 관측 데이터(기상관측소, 위성, 레이더 등)를 최신 기후 모델에 결합해, 과거 지구의 날씨와 기후 상태를 빈틈없이 복원해 낸 고해상도 기후 데이터.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ERA5를 사용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