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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에너지 위기와 지구의 날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2.04.22
조회
230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세계 에너지 광물자원의 가격이 급등했다. 에너지 위기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세간의 최대 화두가 됐다.

 

또한, 최근에 심각해지는 이상기후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협한다. 보통 2월 중순에는 영상의 기온인 미국 텍사스에서 2021년의 이 시기에 30년 만의 한파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큰 인명·재산 피해를 남겼다. 미국 기후과학자들은 1989년과 2011년 텍사스 한파 때에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대비하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9월 15일에 기록적인 늦더위로 전국 대부분에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늦더위로 냉방기 가동 전력수요가 폭증해 예비전력량이 떨어져 대정전 사태가 났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와 전력의 수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첫째로, 이미 반영되던 사회·경제적 요인과 함께 신뢰성 높은 기후예측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 전력 수요를 예측함으로써 효과적인 전력 수급 관리가 가능하다.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전력의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적으로 거의 균형에 가까워야 좋다. 최근 심각해지는 이상기후로 전력공급에 따른 전력수요의 예측관리가 더 어려워졌다. 특히 과거의 기후자료를 가지고 전력수요를 예측하는 경우 미래의 기후변화 및 이상기후의 영향을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최근 기후에 민감한 태양열 및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 의한 전기 생산(2021년 국내 발전 비중 6.5%)이 증가해 기존 발전소들이 전력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상기후의 일상화로 전력 수급의 관리와 예비전력량의 적정 산정에 기후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

 

APEC기후센터 연구진은 하천의 다목적 댐 운영과 관련 장기기후예측정보를 활용한 댐 용수량(일정한 용도로 쓰는 물의 양)의 안정적 확보 방안에 대해 2015년에 제안한 바 있다. 2008년 가을과 2009년 봄 사이에 강원도 태백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발생했을 때 댐 운영자들이 장기기후예측정보를 활용해 갈수기에 대비하여 충분히 유량을 확보했다면 이 지역에서 50% 제한급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똑같이 전력 수급의 관리 측면에서도 기후예측정보도 향후 국내의 안정된 전력공급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둘째로, 신뢰성 높은 기후예측정보에 의한 전력수급 예측을 바탕으로 국내에 필요한 에너지 광물 자원의 양을 산정하는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

 

2021년 현재 석탄 화력발전과 액화천연가스 발전 비중은 전체 국내 발전량의 63.5%이다. 원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급등하는 에너지 광물자원의 가격에 우리는 매우 취약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광물자원의 가격에 대처하기 위해 선물시장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선물시장은 현물가격의 급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미래의 특정 시점에 인도될 상품을 계약할 시에 정한 가격으로 거래하는 시장이다. 차후에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 광물 자원을 미리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양을 구매할 수 있다.

 

이때 기후에 더 민감해질 전력 수급을 예측해 수입할 에너지 광물자원의 적정량을 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력 수급의 예측에 필요한 신뢰성 있는 기후예측 정보의 생산·제공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 기후예측정보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에 대한 국가·사회의 관심과 투자가 국내 에너지 위기 해결을 위한 시발점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개개인이 가정 및 직장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및 전력 사용을 줄임으로써 '에너지 위기 해결'과 '지구온난화 대응'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필요가 있다.

 

오스트리아 국제응용시스템 분석연구소(IIASA)에 따르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감축 없이 기온이 상승하면 세계 에너지 수요가 최대 58%까지 오른다고 한다. 즉 지구온난화로 향후 에너지 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

 

에너지 위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각자의 생활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고, 환경부하를 줄이는 기후행동의 실천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생활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는 올해 지구의 날(4월 22일)은 더욱 의미가 깊다.